◀ 앵 커 ▶
11억 원 규모의 편취금을 가로채 온
보이스피싱 조직의 수거책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고액의 현금을 인출하는 것을
수상히 여긴 은행 직원의 눈썰미가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검은색 후드티를 뒤집어 쓴 20대 남성이
은행으로 들어옵니다.
창구로 온 이 남성은 은행 직원에게
현금 3천만 원을 인출해달라 요구합니다.
앳된 외모의 남성이 고액의 인출을
요구하는 것을 수상히 여긴 은행 직원.
곧바로 남성의 계좌 사용 이력을 조회하자
사기로 30건 넘는 민원이 접수된 타 계좌와
거래한 내역들이 확인됐습니다.
◀ INT ▶ 김은선/NH농협목포금융센터 과장
"(계좌 이력 등)몇 가지를 더 조회를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금융사기에 관련된
보이스피싱 범죄 거래인 것 같은 확신이
들어서 경찰에 신고를 하고.."
은행 직원은 이 남성에게
'다른 금고에서 현금을 가져오겠다'고
둘러대며 현장을 떠나지 못하게 막았고
경찰이 오기까지 15분 동안
인출을 지연시키며 체포를 도왔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보이스피싱 조직의
수거책으로 확인된 이 남성.
지난 2월말부터 광주와 목포 등지의
은행에서 20여 차례에 걸쳐
총 11억 원 상당의 편취금을
이체나 택배 또는 대면 전달의 방식으로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건네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st-up ▶
검거된 피의자는 보이스피싱 편취금
전달 건 당 50에서 80만원 상당의
수수료를 받았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지난 달 진도에서도 60대 여성이
주식 투자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일당에게
8천만 원을 이체하려다
이를 수상히 여긴 은행 직원에 의해
극적으로 무마되는 등
시민 재산을 노리는 보이스피싱 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 INT ▶ 박훈/농협은행 진도군지부 과장
"통화 내용을 숨기려 하는 모습이 역력히
드러나고 통화가 여러 번 오면서 결국에
고객님이 밖으로 도망가는 걸 보고 이게
(피싱)사고라고 직감을 했습니다."
최근 3년간 전남지역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사기는 모두 570여 건.
같은 기간 전국적으로는
2만 130여 건에 이르며 피해 금액은
5천 1백억 원에 달합니다.
◀ INT ▶ 박태준/전남경찰청 강력계장
"어떤 관공서도 전화로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어떤 금융기관도 은행 밖에서
대출금을 받아가지 않습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앱은 설치하시면 안됩니다, 혹시 피해를
보셨다면 즉시 112로 신고하여 주십시오."
경찰은 검거된 보이스피싱 수거책
20대 남성을 사기 혐의로 입건하고
추가 피해자 파악에 나선 한편
보이스피싱 조직의 상선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