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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구조·구급' 상황 맞나‥소방굴절차 투입 논란(R)

◀ANC▶
최근 경찰이 7m 높이에서 고공농성 중이던
한국노총 노조 간부를 진압할 때,
사용한 장비는 소방굴절차입니다.

소방에서 차량과 인력을 지원한 건데,
이를 두고 소방 내부에서
사람 구하는 데 써야 하는 장비가,
노조원 강경 진압에 투입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유민호 기자입니다.

◀VCR▶
7m 높이 철제 구조물에서
고공농성 중인 한국노총 간부를 향해
소방굴절차에 탄 경찰이 접근합니다.

진압봉을 휘두르며 체포에 나선
경찰 뒤로 소방대원이
안전끈을 잡고 이를 지원합니다.

차량도 소방대원이 직접 조작하고 있습니다.

소방굴절차는
아파트나 고층 빌딩 등
높은 곳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고
현장에 빠르게 인원을 투입하는 데 쓰는 차량입니다.

CG1) 지난달 30일
경찰은 광양소방에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고,
농성 현장에 소방 인력과 장비는
굴절차 2대를 포함해
차량 9대, 21명이 투입됐습니다. //

현장을 지키던 노동자들은
장비 투입이 경찰과 짜여진
작전처럼 순식간에 이뤄졌다고 말합니다.

◀INT▶ 박옥경 / 광양 기계·금속·운수·산업노조 위원장
"30명이 방패를 들고 (노조원을) 밀어서 가 쪽으로
밀어버린 다음에 굴절차를 진입시켜서. (전날)
굴절차는 저희들이 본 적이 없습니다. 나중에
들으니깐 새벽 5시에 예행연습을 하고 왔다고 하더라고요."

◀ st-up ▶
"소방굴절차가 경찰의 강경 진압에 투입된 걸 두고
소방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인명을 구할 때
사용해야 하는 소방 장비를
경찰의 시위 진압을 직접 돕는 데
쓰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겁니다.

◀SYN▶ 현직 소방관
"그런 시위 진압에 활용되는 바람에 다른 곳에
긴급하게 출동해야 되는 곳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는 우려가 있고 해서."

(CG2) 현행법상 소방은
범죄와 관련된 위급 상황에서
구조·구급 활동을 하는 경우
경찰과 상호 협력할 수 있습니다. //

하지만 경찰이 고공농성자를
연행할 수 있게 소방 장비를 통해
지상 7m 높이로 올려준 것이
구조·구급 상황에 해당하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겁니다.

전남소방노조는
당일 장비 투입이 어떤 경위로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법 위반 사항은 없는지
전남소방본부에 설명을 요구할 계획입니다.

◀INT▶ 임찬호 / 전국공무원노조 전남소방지부장
"사람이 다칠 경우를 대비해서 지원하는 것이지
진압 활동을 저희가 지원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구조·구급에는 그런 사항이 없습니다."


한편 현장에 출동했던 광양소방 관계자는
당시 경찰의 진압이 이뤄질지 몰랐다며,
해당 상황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 유민호입니다.
◀END▶
유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