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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40년 지나도 못 잊어..그리운 누나에게 남긴 메모

◀ 앵 커 ▶

옛 전남도청에 있는

지하철 역에 

5.18민주화운동 당시 

숨진 누나를 그리워하는

메모지가 붙었습니다. 


메모를 본 시민들이

답글을 달면서

현장을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천홍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5.18민주화운동 당시 

마지막 전투가 벌어졌던

옛 전남도청입니다. 


이곳에 있는 

문화전당역 3번 출구에 

최근 메모지 9장이 붙었습니다. 


"벌써 5월이 됐다"며 시작한 글에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숨진 누나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담겼습니다. 


자신을 58살 남성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누나 때문에 결혼도 못 했다"며 

누나는 하늘에서 시집을 갔는지 묻습니다.


5.18 당시   

"누나가 나가는 걸 말리지 못해 

지금도 후회한다"는 

대목에서는


수십 년이 지나서도 

누나를 잊지 못하는 

동생의 애절한 마음이 드러납니다. 


글쓴이는

"많은 사람이 희생을 기리며 

누나를 생각한다"며 

"누나한테 편지가 가기 전에 

비가 쓸어 갈까 봐 여기에 쓴다"고 

글을 마무리했습니다.


지난주 초쯤 붙은 것으로 

보이는 이 메모지들은 

연휴 때 내린 비로 

지금은 사라졌지만, 


이 글을 읽은 

시민들이 남겼던 메모지는 

아직 남아있습니다. 


◀ st-up ▶

518 때 숨진 누나를

그리워하는 메모를 본 시민들은

518 희생자를 추모하는 답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시민들은

"누나분이 하늘에서 

동생분 웃는 모습을 기대할 것"이라며

글쓴이를 응원했고, 


또 다른 시민은 

"나라와 광주를 사랑하셨던 희생자분들을 

잊지 않고 찾아왔다"며 오월 영령들의 넋을 기렸습니다.


◀ INT ▶박우리 / 광주 서구 쌍촌동

"지금의 저라면 상상도 못할 것 같고, 그분들이 있었기에 저희가 지금 자유롭게 공부도 하고 꿈을 꿀 수 있다고.."


오월어머니집에서도 

시민들이 남긴 메모를 보고 

답글을 달았습니다. 


수십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유족들의 마음에는 

풀리지 않는 한이 있다며 

매년 더 나은 5월을 꿈꾼다고 말합니다.


◀ INT ▶김형미 오월어머니집 관장 

"저도 (5.18) 당시 오빠가 대학교 1학년이었는데 정말 저의 일 같아서 눈물이 나려고 그래요. 어떤 마음으로 광주를 찾아와서 저 작지만, 저 쪽지를 붙였을까.."


5.18 항쟁이 일어난 지 어느덧 

44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지났지만 

아픔을 잊지 못한 

오월 유가족과 광주 시민들에겐

그 세월이 무색하게 느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천홍희입니다. 

천홍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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