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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업자 청탁대로 부정대출 적발?..농민 외면한 지자체 (

◀ANC▶ 한 귀농자가 모종사업자에게 속아 농업 정책 대출을 받았다가 부정대출자로 몰리고 대출금 회수조치를 받았다는 내용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그런데 이 귀농자가 회수조치를 받은 과정을 들여다보니 모종사업자가 해당 자치단체에 청탁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강서영 기자입니다.

◀VCR▶

전라남도 농어촌진흥기금 부정대출자로 몰린 이의돌씨.

비교적 자유롭게 사용하는 농업 정책 대출인 만큼 이씨는 대출 과정에서 굳이 거짓 서류를 제출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C.G.)하지만 모종으로만 대출이 가능하다는 모종사업자 지씨의 말에 속아 하수오 모종만 10만 주, 1억원 어치를 구매하겠다는 거짓 대출계획서를 제출했습니다.

지씨가 고위 공무원을 소개시켜줬던 데다 자연스럽게 하수오 이야기도 나눌 정도였기 때문에 설마 사기를 당할 줄은 몰랐다는 겁니다.

◀INT▶ *이의돌 / 농민* \"(전 고흥군청 기획실장)이랑 만나서 같이 식사를 했어요. 그때 하수오 심는다고 하고 그런거를 다 이야기를 했었죠. (군청 내) 개인적으로 좁은 사무실 있잖아요. 거기 가서 이 야기를 하면서 (고흥군청 전 기획실장이) 어떤 필요한 게 있느냐 불편한 게 있느냐\"

그렇게 지씨를 믿고 서류를 맞춘다는 명목으로 대출금 전액을 넘기는 순간부터, 이씨의 피해는 시작됐습니다.

(C.G.) 송금 기록을 남겼으니 보낸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자, 지씨는 모종을 심고 싹이 나 군청으로부터 대출 완료 확인인 '완공확인서'를 받으면 돈을 돌려주겠다고 말했습니다.

(C.G.)하지만 이미 군청에는 모종 10만 주, 1억 원 어치를 구매하겠다는 대출 계획서를 제출한 상태였습니다.

(C.G.)그러니까 모종 1만 주, 1천만 원 어치만 심는 원래 이씨의 계획대로는 애초부터 대출을 완료할 수 없었던 겁니다.

이미 돈을 넘겨버린 이씨는 결국 지씨의 의도대로 모종 1억원 어치를 구매하거나 부정대출자로 회수조치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지씨의 모종을 구매하지 않고 버티던 이씨는 결국 대출금 회수조치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취재 결과 이 같은 대출금 회수조치 조차 지씨의 의도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 녹음 파일에는 지씨가 친분이 있던 고흥군청 공무원에게 이씨의 부정 대출 적발을 청탁한 정황이 그대로 나와 있습니다.

◀SYN▶(C.G.) *고흥군청 전 기획실장* \"지00가 전화가 와 가지고 (하수오) 1만 주 밖에 안 심었다. 이거 공무원들이 확인도 안하고 해서 되겠냐 해서. 직원들 보고 야 판매업자가 뭘 덜 심었다 하는데 이거 심은 거 가서 한 번 확인해 보고\"

결과적으로 고흥군은 지씨의 말에 따라 이씨만 부정대출로 적발하면서 지씨에겐 빠져나갈 구멍을, 농민에겐 이중고를 안겼습니다.

고흥군은 이에대해 부정 대출을 알고도 적발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SYN▶ *고흥군청 관계자* \"모든 것을 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알아서 챙겨주기는 좀 벅찬 부분도 있지 않습니까?\"

고흥군으로 부터 이씨가 부정대출로 몰려 회수조치를 받는 과정에서 나타난 의심스런 정황.

대출과정에서 농민의 전후 사정 보다는 모종 사업자의 주장에 의존해 농민을 부정대출자로 내몰았다는 지적만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MBC뉴스 강서영입니다. ◀END▶
강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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