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전남 서남해안에는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무궁무진한 가치와 특별함을 가진
섬들이 많습니다.
이 가운데 한 곳인
절벽 위의 아름다운 섬마을
여수 광도를
김단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깎아지른 절벽 중턱에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습니다.
매서운 바닷바람에 대비하기 위해
지붕은 밧줄로 옴짝달싹 못하게 묶어놨습니다.
여수 손죽도에서 섬사랑호로 환승해
소거문도와 평도를 지나야만 만날 수 있는 섬, 광도입니다.
배에서 내린 주민들은 곧바로
큰 포대에 짐을 담습니다.
공중에 설치한 케이블에 포대를 매달아
물건을 나르는 '삭도'인데
절벽 위 집이 있는 이 섬에서는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장치입니다.
◀ st-up ▶
"삭도로 짐을 실어 나르고 나면 이제부터는
가파른 언덕을 직접 걸어 올라가야 하는데요.
길이 워낙 울퉁불퉁하고 가팔라 쉽지 않습니다."
사람이 탈 수 있는 모노레일은
노후화돼 지난해 고장 났습니다.
평균 나이가 70이 넘는 주민들은
위험천만한 길을 매번 오르내려야 합니다.
◀ INT ▶
허종일/여수시 광도
"마을 진입로, 마을 안길, 리어카도 못 다니고 이런 길을... 열악하니까 누가 안 오려고 그러잖아요."
광도의 열악한 환경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삼산면 섬 중에서 유일하게 선착장이 없어
어업 활동이 불가능합니다.
자급자족이 힘들다 보니
주민들은 여수 시내를 오가며
두 집 살림을 하고 있습니다.
부족한 전기와 물탱크도 고민거리입니다.
◀ INT ▶
방영주/여수시 광도 반장
"섬 중에서는 최고 도움을 받지 못한 섬이지만은 해변가에 배만 있으면 충분한 소득을 얻을 수 있는... 광도는 자연산 홍합 같은 게 어마어마하게 있어요."
그럼에도 인구는 늘고 있습니다.
3년 전만 해도 4가구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19가구가 살고 있습니다.
섬을 외지인에게 개방한 덕분도 있지만
고향으로 다시 돌아온 사람이 더 많습니다.
자연이 주는 빼어난 절경 때문입니다.
절벽에서 바라보는
탁 트인 남해안 풍경과 노을은
다른 섬에서 만끽할 수 없는 최고의 선물입니다.
여기에 섬 살이가 주는 안락함과
이웃 간의 정은
이 섬에 사는 또 다른 이유입니다.
◀ INT ▶
방현자/여수시 광도
"같이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그런 재미로 살죠. 어디 가서 살겠소, 사람이."
최근 6년 사이
국내 유인섬 9곳이 무인도로 전락하는 등
섬 인구 소멸 속에서
반대로 섬을 지키고 있는 광도 주민들.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편의시설을 갖춘다면
섬 주민뿐만 아니라
관광객들도 한 번쯤 방문해 보고 싶은
아름다운 섬이 될 수 있다고
주민들은 말합니다.
MBC뉴스 김단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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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처 : 광양·고흥 일반사회 및 사건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