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몇 해 전 옛 전남도청 앞 상무관에 전시됐된
'검은비'라는 작품 기억하십니까?
검게 칠한 쌀로 추모비를 세워
5.18 희생자들을 애도한 작품인데요,
검은비의 작가가
쌀에 대한 사유를 새로운 작품에 담아
나주 정미소 미술관에서 선보이고 있습니다.
박수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무수히 많은 쌀에 검은 색을 입혀서
이름 없는 이들의 죽음을 애도했던 검은비
소설 소년이 온다의 배경인
상무관에 세워졌던 이 작품은 지난 2023년
옛 전남도청 복원 때문에 철거됐습니다.
검은비의 작가 정영창은
이후 나주에 정착해
쌀에 대한 사유를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쌀이 품은 의미를 새로운 작품에 담아
나주 정미소 작은미술관에 전시했습니다.
검은비에서 죽음을 은유했던 쌀은
삶과 기억, 생명의 의미로 확장됐습니다.
◀ INT ▶ 00.10.52.05
정영창 작가
"우주를 상징하고 씨앗을 상징하고 생명을 상징하고 나눔을 상징하고 평화를 상징합니다"
여기에 100년 넘은 나주 정미소의
축적된 시간이 더해졌습니다.
작품에 쓰인 옛 정미소 문짝과 창틀은
식량수탈과 학생항일운동의 역사를 상징합니다.
◀ INT ▶ 00.15.58.22
이명규 나주 작은미술관 관장
"여기 있는 고목재로 설치미술 해놓은 것은 1920년대 후반에 학생독립운동을 모의했던 장소에서 나온 구조물입니다."
동학 농민전쟁을 이끌었던
김개남의 커다란 초상,
전쟁과 국가폭력에 희생된
모든 죽음을 슬퍼하는 작품도
함께 전시됐습니다.
◀ INT ▶ 00.13.15.12
정영창 작가
"5.18민주화운동과 연결되는 점을 전시에서 찾고자 했습니다. 그러니까 결국은 쌀이 가지고있는 역사가 이렇게 민중의 항쟁으로 이어지는 그러한 것들을 제가 작가로서 들어다본 거죠."
정영창 작가의 쌀에 대한 사유는
이달 말까지 나주 작은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오는 7월 광주에서 열리는
광복 80주년 특별전에서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엠비씨뉴스 박수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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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취재기자
보도본부 뉴스팀 문화 스포츠 전남 8개시군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