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산재로 다친 외국인 노동자가
향후 치료비를 한 번에 받아
귀국할 수 있도록 만든
산재보험 ‘보험급여 일시지급’ 제도.
하지만 근로복지공단 목포지사에서
이 제도를 통해 실제로 돈을 받아간 사람은
지난 17년 동안 단 한 명뿐이었고,
그마저도 귀국한 뒤 치료비가 바닥 나
결국 숨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산재 사고를 당한 외국인 노동자가
향후 치료비를 한 번에 지급받아
귀국 후 치료를 이어갈 수 있도록 만든
보험급여 일시지급 제도.
[CG] 목포MBC 취재 결과,
근로복지공단 목포지사에서
이 제도가 실제 적용된 사례는
제도 시행 이후 지난 17년 동안
단 한 건뿐이었습니다.
그 유일한 수급자는
카자흐스탄 출신 이주노동자, 만수르 씨.
지난 2022년 3월,
장흥의 한 공사 현장에서 추락해
머리를 크게 다친 뒤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사고 6개월 뒤,
만수르 씨의 가족은
근로복지공단 목포지사에
'보험급여 일시지급'을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신체감정 등
절차는 순탄치 않았습니다.
통CG]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은
내부 사정을 이유로 신체감정을 거절했고,
근로복지공단 순천병원은
구체적인 기대여명을 제시하지 않은 채
"판단이 어렵다"는 소견을 내놨습니다.
결국 지급 신청은 한 차례 거절됐습니다.
만수르 씨 가족은 재작년 3월
보험급여 일시지급을 다시 신청했습니다.
통CG] 이번에는 근로복지공단 안산병원에서
“향후 11년 이상의 기대여명 동안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학적 소견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최종 판단은 또 달랐습니다.
통CG] 근로복지공단 광주지역본부가
보험급여 일시지급 자체는 가능하지만
“사고 이후 3년간의 치료 기간만
지급 범위로 인정한다”고 결정한 겁니다.
통CG] 그 결과 만수르 씨는
인정된 치료기간 3년 중 남아 있던
1년 4개월치에 해당하는 3억 7천여만 원만
받은 채 본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임대아파트에 살며
한국에서 번 돈으로 아내와 세 자녀,
부모님까지 여섯 식구를 부양해왔던 만수르 씨.
월 입원비만 450만 원에 이르던 상황에서
1년 4개월 치 치료비는 빠르게 소진됐습니다.
결국 지난해 11월,
본국에서도 비용 부담으로 입퇴원을 반복하던 만수르 씨는 자택에서 숨졌습니다.
이주노동자 지원단체들은 제도의 구조 자체가
외국인 노동자의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 INT ▶ 조창익 /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공동대표
"이의 신청을 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를 완비를 해놓고 그래야 그들의 권리도 구제가 될 수 있다라고 보는 입장입니다. 실제로 (본국에)가서 얼마만큼 아프고 있고, 얼마나 어려운 상태인지를 호소할 길이 없기 때문에.."
약자를 보호하겠다며 도입된 제도.
그러나 17년 동안 단 한 번 작동한 결과는
회복이 아닌 치료의 중단,
그리고 한 이주노동자의 죽음이었습니다.
MBC뉴스 안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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