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외국인 산재 환자가
한국에서 치료를 계속할지,
치료비를 받아 본국으로 돌아갈지를 놓고
선택해야 하는 순간,
산재 보상의 기준은 다르게 적용됩니다.
같은 상태의 같은 환자지만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받을 수 있는 보상 총액이 달라지는 구조로,
외국인 산재 노동자들은 사실상
선택의 여지가 줄어들게 됩니다.
안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테무르 씨 보험급여 일시지급 논란과 관련해
목포MBC는 근로복지공단 본사에
공식 질의를 보냈습니다.
[CG]
공단은 답변서에서
"내·외국인을 불문하고 동일한 기준을
적용한다"며 차별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산재보험법상
‘증상고정’은 법률적으로 ‘치유’에 해당하고,
"치료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상태"
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요양을 중단해 단기간에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에는 치유 상태로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여기에서 근로복지공단이 사용하는
'치유'라는 표현은 일상적인 의미의
"다 나았다"와는 다릅니다.
의학적으로
"더 이상 호전될 가능성이 없다"는 뜻입니다.
[CG]
공단은 이 기준에 따라 치료를 계속하더라도
사고 이전 상태로 회복될 가능성이 없다면
의학적으로 상태가 '고정'됐다고 판단합니다.
이 과정에서 공단은 '치유'와 '증상고정'을
같은 의미로 적용합니다.
하지만 환자와 가족이 받아들이는 의미는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상태가 더 이상 좋아지지 않는다'는 판단이
곧 '치료를 멈춰도 된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법률적 정의와 환자의 현실 사이에
간극이 생기는 지점입니다.
테무르 씨 역시 사지마비와 의식불명 상태,
상태가 더 좋아질 가능성은 없지만
치료를 중단할 수는 없습니다.
치료를 멈추면 감염과 합병증으로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 INT ▶ 안준환/테무르 씨 주치의사
"근육의 용해라든지 부작용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분같은 경우에는 장기적인 약물 사용에 의한 부작용이나 기타 여러가지를 고려했을 때 돌아가실 때까지 치료를 받아야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럼에도 근로복지공단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상태라며
증상고정, 즉 '치유' 판단을 내렸습니다.
문제는 이 판단이
외국인 산재환자를 위한
'보험급여 일시지급' 제도에서
다르게 작동한다는 점입니다.
치료기간이 2년이 지난
중증의 외국인 산재환자가 한국에 남아
치료를 계속하면 상병보상연금이 지급됩니다.
[CG]하지만 그 환자가
본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보험급여 일시지급을 선택하면
치료기간이 2년이 지난 경우는
상병보상연금을 지급받을 수 없습니다.
같은 환자, 같은 상태인데
어디에 머무르느냐에 따라
보상의 총액이 달라지는 구조입니다.
◀ INT ▶ 박영민/노무사
"어느 순간부터 행정편의주의나 공단 자문의의 판단이 근로복지공단의 모든 판단에 핵심 근거가 돼버리고..전문가들, 자문의가 판단을 이렇게 했기 때문에 본인은 피해서 가는..좀 면책 도구로 활용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호전 불가'가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러나 '증상고정'이라는 법률 용어 아래에서
제도는 그렇게 작동하고 있습니다.
법의 언어와 환자의 현실 사이의 간극.
외국인 산재 환자들이 겪는 비극은
바로 이 지점에서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안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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