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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인물]역사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

양현승 기자 입력 2016-12-05 08:12:39 수정 2016-12-05 08:12:39 조회수 1

◀ANC▶
국정 역사교과서가 공개됐습니다.

국정농단 사태와 맞물려 폐기하라는 움직임이
거센데요, 최근 한국사 책을 발간한 목포대
고석규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END▶

1. 요즘 국정 역사 교과서 문제로
안팎으로 혼란스러운데요,
이런 가운데 그동안 써오셨던
한국사 속의 한국사 완결편을 펴내셨죠.
내용을 좀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전 세권으로 되어 있는데요. 선사부터 고려까지
조선왕조 500년, 근현대 150년의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체 역사를 통사식으로
서술했는데요. 단순한 역사적 사실을 전하기
보다는 역사를 읽는법, 역사에 대한 비평
이런 것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책의 부제를 ‘역사소비시대의 역사 읽기’라고
했는데요. 생소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우리
주변을 보면 수많은 역사물들이 범람하고
있습니다. TV만 보더라도 많은 사극들이 있고
영화도 나오고 대중적인 책들도 나오는데
그 속에서 정말 어떤 게 역사야? 라고 길을
잃기 쉽습니다. 바로 그런 소비 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올바른 역사의 답을 찾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담아서 책을 냈습니다.

2.
흔히들, 역사는 반복된다는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현대인들에게 과거의 역사가 왜 중요한 걸까요.

역사는 낡은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낡았다고 하지 않고 오래됐다고 합니다.
오래된 것은 가치가 있다는 뜻이죠. 그래서
역사는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역사로부터 학습할 수 없는 사람은 그것을
또 다시 반복하게 된다. 즉 잘못을 반복하게
된다는 말도 있습니다. 기억되지 않는 역사는
반복한다. 라고 하면서 친일파 문제를 많이
거론하는데 그런 것도 마찬가지고요. 오늘날
논란이 되고 있는 국정농단사태도 반복되는
거거든요. 그런 것들을 올바로 기억하지
못했기 때문에 반복된다고 생각합니다.

2-1.
최근의 싸드 배치 문제에서도 드러났지만
미국과 중국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데요,
역사 속에서 비슷한 상황이 있었는지,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할 지 궁금합니다.

아마 그런 국제관계 속에서 우리가 자주성을
지켰던 대표적인 사례를 들려면 고려 때
거란이 침공해 왔을 때 서희라는 분의
외교적인 담판. 그것이 제일 먼저 떠오를
텐데요. 당시 고려는 다원적인 국제관계 속에
있었습니다. 즉 한반도가 있고 중국 대륙이
있고 또 하나 만주가 있었습니다. 복잡한
외교관계 속에서 서희가 담판에서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국제정세 즉 만주세력과
대륙세력의 갈등을 적절히 잘 활용한 거죠.
국제정세를 잘 파악했다는 뜻이고
또 한편으로는 거란이 침략해 왔을 때
실질적으로 싸움에서 이긴 부분들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국가를 지킬 수 있는
실질적인 힘이 있었다는 거죠. 궁극적으로는
실리거든요. 국가적인 이익이 되는 것이고
그런 실리라고 하는 것이 특정 정권이나
특정 개인의 실리가 아닌 국민의 실리가
될 수 있는 그런 정책을 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겠죠.

3.
국정 역사 교과서 이야기를 좀 해보죠.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한국사 교육을 강화해서 올바른 역사교육을
하자. 거기까지는 좋습니다. 그렇지만
국정교과서는 국정이라는 자체가 문제가
되는 건데요. 올바른 역사인식이라고 하는
것이 정부가 정해준 어떤 하나의 답을
배우는 것이 올바른 역사인식은 아니거든요.
더군다나 요즘은 창의력을 강조하지 않습니까.
창의적인 생각이라고 하는 것은 다양한
생각들의 바탕에서 나오는 것이지 전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데 거기서 어떤
변화와 발전이 있겠습니까. 그런 점에서
국정이라고 하는 발상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하고요. 이런 우편향 된 효도교과서,
뉴라이트교과서 이런 하나의 교과서를
강요한다는 건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생각하고 국민들 모두가 공분하고 있지만
역사학회에서도 받아들일 수 없을뿐더러
현장에서도 만일 이게 사용된다고 하면
교사들부터 갈등을 할 것이고 받아들이는
학생도 부정할 텐데, 이것은 국가 스스로
공교육을 부정하는 겁니다. 그런 행위를 하게
되는 결과가 된다는 거죠. 그래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정리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4.
현재의 역사 교육은 어떤 지향점을 두고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지 말씀해주시죠

공적기록이라고 하는 건 대개 국가 권력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게 공적기록인데요. 그런
공적기록은 2인자가 쓰는 게 상식이죠.
현재 민주화 된 사회에서 정권은 5년마다
바뀌거든요. 5년마다 바뀔 때마다 역사책이
바뀐다고 하는 것은 2인자의 역사소설이라는
굉장히 큰 문제가 발생하는데 그렇다면
현재에 있어서 진정한 역사의 승리는 누구냐.
저는 국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따라서 국민의
시각에서 역사를 써야하는 것이지 5년마다
바뀌는 정권의 시각에서 역사를 쓰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바탕에서 하나의
답을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의
답을 전제로 자기주도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역사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이런 부분들을 균형 있게 가르치고
새는 두 개의 날개로 날고 수레는 두 개의
바퀴로 굴러간다고 하는 것처럼 균형 있는
역사인식이 중요한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좌와 우가 서로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교육이 필요한 거죠. 그래서
공감능력을 키워주는 그런 역사교육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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