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신정아씨의 가짜 박사 학위 파문은
광주 비엔날레에도 큰 상처를 줬습니다.
학력이나 학벌에 대한 콤플렉스에서
비롯된 일이라는 게 많은 이들의 평가지만
이런 콤플렉스는
실력보다는 학력과 학벌을 따지는
우리 사회의 뒷모습이기도 합니다.
윤근수 기자
(기자)
신정아씨의 가짜 박사 학위 파문은
광주 비엔날레 이사진의
총사퇴로 이어졌습니다.
(인터뷰-한갑수 이사장 7/18)
"이사장을 포함해서 이사 전원이 이번 신정아
사태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하
기로 결정했습니다."
유명 영어 강사 출신의
방송 진행자 이지영씨도
영국 석사 학위가
가짜라는 사실을 털어놓았습니다.
인터뷰(이지영-서울 녹화분)
-엄마한테 처음에 그렇게 얘기해서, 엄마가 그렇게 알게 된 게 저한테는 첫 단추를 잘못 끼운거죠.
이들은 정말 가짜 학위로만
그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까요?
아마 어느 정도는
실력도 갖췄기 때문에 가능했을 겁니다.
하지만 반대로,
외국 대학의 학위 없이 실력으로만
그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까 생각해보면
꼭 그랬을 거라고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화면전환)
조선대학교가 올해 4월에 임용한
신임 교수들의 명단입니다.
전체 교수 30명 가운데 절반 정도가
외국 대학에서 학위를 받았거나
박사 후 연구원 과정을 거쳤습니다.
외국 대학에서 공부하지 않으면
웬만해선 교수 채용 시장에
명함을 내밀기 어려운 게
부인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전화 인터뷰)
-쉬운 일이 아니죠. 거의 불가능한 일이죠.
능력 못지 않게 학벌을 중요시하는 건
비단 교수 사회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광주의 한 편입 전문 학원입니다.
영어 수업을 듣고 있는 수강생들은
이미 대학을 졸업했거나
대학에 다니고 있는 이들입니다.
그런데도 편입을 준비하는 건
대학이나 학과,
특히 대학을 바꾸기 위해서입니다.
(인터뷰-학원장)
-상위권 대학이 취업이 잘되니까 그쪽으로 편입
수도권 대학으로 간판을 바꿔 달겠다는 겁니다.
(인터뷰-편입준비생)
-학교 이름 많이 따지니까 취업할 때 유리하고
고3 수험생이나 대학 신입생들조차도
지방대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진로를 열어가는데
장애물이 된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인터뷰-신입생)
-지역은 실력 떨어진다는 편견 때문에 안좋은 대학이라도 서울로 가려고
이런 상황에서 학벌 때문에
콤플렉스를 가지는 건
불가피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물론 최근들어 일부 기업에서는
사원을 뽑을 때
아예 학력을 보지 않는 등
변화의 조짐이 없는 건 아니지만
아직까지는 찻잔 속에 태풍에 그치고 있습니다.
엠비씨 뉴스 윤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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