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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4대강 보'를 가뭄 해결에?.. 확인해보니(R)

(앵커)
정부가 최근 4대강의 보를
'물그릇'처럼 활용해 광주 전남의 가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는데요

이것이 과연 지역민들의 식수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임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광주*전남의 극심한 가뭄에 대응할
대책 마련을 환경부와 관계부처에 당부했습니다.

그동안 방치됐던 '4대강 보'를 적극 활용하라는 겁니다.

(싱크) 윤석열 대통령
"그간 방치된 4대강 보를 적극 활용하고.."

환경부도 이에 화답하듯, 영산강의 죽산보와 승촌보를
'물그릇'으로 사용하겠다는 방침을 내놨습니다.

보에 물을 가둔 뒤 수위를 각각 1.5미터씩 높여
총 1천 160만 톤의 물을 더 확보해서
마실 물과 농업용수, 공업용수를 확보하겠다는 겁니다.

(싱크) 한화진 / 환경부 장관
"4대강 16개 보의 물그릇을 최대한 활용하여 가뭄에 도움이 되도록 운영하겠습니다.
보 수위 상승으로 본류와 지류의 수심을 일정 수준 이상 확보하여.. "

(스탠드업)
“4대강 사업에 의해 설치된 영산강의 승촌보입니다.
이곳과 죽산보의 수문을 막으면,
광주 식수원 고갈 문제에 도움이 될지, 한번 따져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4대강 보를 가뭄 해결에 이용하는 건
농업용수나 공업용수에는 도움이 될 지 몰라도
생활용수 즉 광주 시민들의 식수난 해결에는 큰 도움이 되기 힘듭니다.

(CG) 광주 시민들은 동복호와
주암호에서 물을 공급받지, 영산강의 물을 식수로 쓰고 있지 않기
때문인데 최근 긴급 대처로 영산강 물을 하루에
3만톤 씩 끌어오긴 했어도 4대강 보와 전혀 관계 없는
덕흥보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승촌보와 죽산보 물을 식수로 쓰려면
수질 개선이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합니다.

올해 초 환경단체 자체 조사결과
영산강과 낙동강 인근에서 생산된 벼에서
녹조에서 생성되는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이 물을 식수로 쓰기에는 너무나 힘들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환경부도 죽산보나 승촌보 물을 직접 쓰기보다는,

(CG) 죽산보 등의 강물을 농경지로 보내고
대신 나주호의 물을 끌어올려 식수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녹취) 한화진 / 환경부 장관
"농업용 저수지 이 부분은 생공수로 활용을 하고
그 대신 영산강 보의 물은 농업 용수로 활용하는.."

하지만, 나주호와 광주 덕남정수장 사이의 관로도 없는데다
설사 만들어진다 하더라도 그게 언제일지는 아무도 모르고
당장의 식수를 해결하는데는 더더욱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윤석열 정부가 가뭄 대책이라는 핑계로
문재인 정부의 '4대강 재자연화'를 뒤집기 위한 정치적인
계산이 아닌지 환경단체들은 의심하고 있습니다.

(전화 인터뷰) 김종필 / 광주환경운동연합 국장
"환경적인 판단이나 기술적인 부분 기타 사회적인 부분을 판단하지 않고
의견을 개진한다는 것은 정치적인 발언이라고.."

지난 2009년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이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쟁점화됐던 영산강살리기 사업이
또다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MBC 뉴스 임지은입니다.
임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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