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일본 신파극이 유행하던 1920년
주체적으로 서구 근대극을 받아들인
한국 극대극의 창시자, 김우진은
윤심덕과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로도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는데요.
광복 80주년을 맞는 올해,
일제강점기 목포에서 활동하며
발표됐던 김우진의 친필 희곡 원고들이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됩니다.
서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CG]
이용녀 >>
(한숨 쉬며) 억지로 나무란다고 어디 듣나요. 그저 돈 없는 놈은 자식도 낳지 말아야 옳지.
이용녀 >>
옆에서 가르치는 이 없이 아이를 어떻게 키워요.
안숙이네>>
누가 가르치지 말라고 했나. 자네 말대로 돈을 벌어야지. //
우리나라 근대 희곡의 선구자이자
'사의찬미'로도 친숙한 극작가 김우진의
친필 원고들입니다.
수차례 펜으로 쓰고 지운 흔적 속엔
천재라는 타이틀 뒤 숨겨진
깊은 고뇌가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통CG] 직접 펴낸 동인지
'5월회(Societe Mai)'를 새겨 넣어 만든
원고도 평범하지 않던 그의 삶을 엿보게 합니다.
◀ INT ▶ 고석규 / 국립목포대 명예교수
1897년은 목포가 개항하던 해거든요. 가정적으로도 그렇고 문화적으로도 그렇고 이 봉건사회에서 근대 사회로 이행하는 어떤 접점에서 아주 그것을 온몸으로 겪었던 사람이고..
최근(12) 국가유산청은 목포문학관에 있는
김우진 희곡 친필 원고 4편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 예고했습니다.
◀ INT ▶ 홍미희 / 목포문학관 문학지원팀장
2년 전부터 준비해서 저희가 작년에 연구 용역을 하고 올해 상반기에 현지 실사 과정들을 거쳐서 이번에..
[CG] 세기를 넘어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된
작품은 일제강점기 쓰여진 대표작 4편으로
친필 희곡이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되는 건 처음입니다.
현존하는 1920년대 근대 문학기
친필 희곡 가운데 시기가 가장 빠르고
보존상태가 양호한 김우진의 원고들.
[반CG] 무엇보다 일제강점기
식민지 현실을 냉철히 바라보고자 한
시대정신이 반영됐다는 점에서
역사적*학술적 의의를 인정받았습니다.
실제 당시 유행한 일본 신파극들은
자본주의적 욕망을 강조하며 우리 국민들에게 식민지 현실과 타협할 것을 권유했습니다.
하지만 김우진은 이에 선을 긋고
목포에 사는 조선 하층 여성의 고단한 삶을
생생하게 파헤치거나
전통과 근대의 가치 혼란에 주목하며
근대극의 새 시대를 탄생시켰습니다.
◀ INT ▶ 이윤선 / 전남도문화재전문위원 / 서남해안포럼이사장
나라도 잃고 가족도 잃고 전 세계로 뿔뿔이 흩어지면서 하와이로, 또 만주로 막 이렇게 흩어져 갔던 이 사람들의 마음자리를 다독여주고..
목포문학관은
한 달간의 등록 예고 기간이 끝난 뒤
최종 등록 여부가 결정되면
특별전을 통해 해당 원고들을
일반 대중에게 공개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서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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