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5.18 민주화운동 때
가족을 잃은 어머니들이
그림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트라우마를 견뎌내기 위해
가슴속 이야기를 그린 건데요,
그림을 보는 모든 이들에게
치유와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박수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겨울 느닷없는 비상 계엄 소식에
또다시 몸서리쳤습니다.
토요일엔 민주광장에 촛불을 들고 나가고
수요일엔 그림을 그렸습니다.
터질듯한 분노를 가라앉히고
스스로를, 옆자리의 어머니를 위로했습니다.
그러다 눈을 감으면
한강의 소설 한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꽃이 핀 쪽으로'
눈을 감은 어머니들의 머릿속에
꽃처럼 아름다운 세상이
그림같이 펼쳐졌습니다.
◀ INT ▶
안성례 오월어머니
"하늘나라에 가서는 그 아름다운 꽃 무리 속에서 정말 평화를 유지하라고 한두 개가 아니라 큰 하늘나라 꽃 밭으로 영원히 전부 그곳으로 모여라는 것이에요."
살아남았다는 죄책감 때문에 어머니들은
오월이면 꽃밭의 꽃도 쳐다보질 못했습니다.
가누기 힘든 슬픔과
떠나보낸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하얀 도화지 위에 그렸습니다.
그렇게 서로의 가슴을 쓰다듬고
위로를 받으면서 모진 시간을 견뎌냈습니다.
며칠 전엔 민생회복 쿠폰으로
맛있는 음식을 먹고
꽃무늬 옷도 사 입었습니다.
어머니들이 꿈꾸는 민주주의는
그렇게 일상의 행복이 지켜지는 세상입니다.
◀ INT ▶
주홍 작가 (갤러리 생각상자 관장)
"어머니들의 민주주의는 그냥 소중한 일상이 지켜지는 것. 그리고 내 자손들이 더 잘사는 나라에서 사는 거. 그런 내용들이었어요."
'이젠 당신이 나를 밝은 쪽으로,
꽃이 핀 쪽으로 끌고 가기를 바란다'며,
오월어머니들이 전하는 위로와 연대의 메시지는
다음 달 21일까지 소태동 갤러리 생각상자에서
계속됩니다.
엠비씨뉴스 박수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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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취재기자
보도본부 뉴스팀 문화 스포츠 전남 8개시군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