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구례군이 지리산 인근에 추진중이던
골프장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축구장 30개 면적의
산림이 훼손된 상태로 수년째 방치돼 있는데요.
이 피해는 주민들이 고스란히 입게 생겼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김영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구례군 지리산국립공원 일대입니다.
산 곳곳이 파헤쳐 있고, 산 중턱마다
굴삭기와 중장비가 지나간 흔적이 보입니다.
하늘에서 바라보자 산마다 한쪽이
떨어져 나간 것처럼 허허벌판 입니다.
2년 전, 지리산 인근에 27홀 규모의
골프장을 짓기 위해
축구장 30개 면적, 21헥타르의 산림이
벌목 된 것입니다.
이 중 5헥타르는 불법 벌목이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골프장 공사는
사업자간의 토지 소유권 문제로
멈춰섰습니다.
내년 2월까지 인허가 절차가 마무리되야
하는데, 구례군은 사업자의 의지가 없어
보인다며 사실상 무산된 걸로 보고 있습니다.
문제는 산림이 훼손된 채로 수년째
방치되면서 주민들이 산사태와
산불 등 각종 자연재난에 노출돼 있다는겁니다.
◀ INT ▶신일용 / 구례군 산동면 주민
"자연 경관이 훼손됐을 뿐 아니라 아주 큰 폭풍이 몰아치거나 긴 장마가 오거나 하면 붕괴 위험도 장담할 순 없죠. '붕괴 위험성이 있다'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공사 초기엔 토사가 계곡으로
유출되면서 계곡물을 마을상수도로
사용하는 인근 가정집에는 흙탕물이
나오는 등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골프장 조성 과정에 생긴
찬반 갈등은 지역민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 INT ▶윤주옥 / 국립공원지키는시민의모임
"개발사업으로 인해서 반대하는 측과 찬성하는 측이 부딪힐 수밖에 없고, 이게 지역 공동체의 분열을 낳거든요. 면밀히 살펴보고 추진하는 것이 지역 공동체를 위해서 제대로 된 방향이 아닌가..."
구례군은 토지 소유자에게 내년 3월까지
원상 복구하라고 행정명령을 내린 상태.
◀ SYNC ▶구례군청 관계자(음성변조)
"조림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조림을 해서 (토지 소유주에게)그 비용의
100%를 과태료로 부과해요."
훼손된 산림을 원상태로 복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최소 20년.
구례군이 지역을 살리겠다고 추진한
골프장 사업이 오히려 지역 발전을
후퇴시킨 꼴이 됐습니다.
MBC뉴스 김영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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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취재기자
보도본부 뉴스팀 문화 스포츠 전남8개시군 담당
"불편한 진실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