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올해도 부지런한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 벼들이
수확기를 맞았습니다.
하지만 잦은 가을비와 늘어난 병해충 탓에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는 농민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고 하는데요.
예상보다 줄어든 수확량에
5년 만에 최고 가격까지 오른 쌀값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것인지
서일영 기자가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황금빛 벼가 고개 숙인 강진의 한 들녘.
논을 바쁘게 누비는 트랙터 뒤로
탈곡이 끝난 볏짚이 차곡차곡 쌓여 갑니다.
[반CG] 가을 들어 자주 내린 비로 작업을
미뤘던 농가들이 이제서야 본격적인
가을걷이에 나섰습니다.
◀ st-up ▶
현재 전남 지역 벼 수확률은 전체 면적의
4분의 1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최종 수확까지는 지난해보다 일주일 이상이
더 걸릴 전망입니다.
여전히 들녘 곳곳에는 제때 수확하지 못해
바싹 메말라 버린 벼들이 눈에 띕니다.
도정 과정에서 쌀알이 깨지거나
딱딱해지는 등의 품질 저하도 우려됩니다.
◀ INT ▶ 박준배 / 강진 벼 재배 농민
지금 비도 자주 오고 그래서요. 수확량이 작년보다는 많이 떨어지고 있어요. 수확하는 입장에서 올해는 별로 그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수확하는 것은 아니네요.
이같은 벼 수확 지연은 전국적 현상입니다.
경기도와 강원도에선 벼 이삭에서 싹이 트는
'수발아' 현상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반CG]
게다가 지난 8월부터 전국적으로 번진
벼 깨씨무늬병' 피해로 낟알 무게가
최대 30% 줄어드는 사례도 확인되는 등
올해 쌀 생산량은 예상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공급 부족에 따라 올해 쌀값은
수확기 하락세 속에서도 22만 원 선을
유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습니다.
◀ INT ▶ 윤재선 / 강진군 도암 농협조합장
22만 원 정도는 최소한 유지를 해 준다고 하면 농민들도 생산비 대비 적절하지 않을까..올해 폭염도 알곡이 영그는데 있어서 피해를 줬고..
[CG] 산지 쌀값은 지난 5년간 꾸준히 하락하다
지난해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18만원 선
붕괴를 겪은 뒤 올해는 그보다 26% 오른
24만 7천원까지 기록했습니다.//
재배면적 감소에 예상치 못한 벼멸구 피해 등으로 이월 물량이 줄어든 점도 가격 상승을
부추겼습니다.
[반CG]
다만 여전히 예상 소비량에 비해
쌀 공급량이 많고, 풍부한 일조량으로
이삭 당 낟알 수가 늘면서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증가한 점 등 변수도 남았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의 쌀값 상승에 대한
저항 심리가 높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 INT ▶ 조옥자 / 강진군 도암면
그렇죠. 더 부담이 가죠. 그전보다는 많이 비싸. 작년보다는.
우선 올해 수확기 쌀 수급 안정대책으로
초과량 10만 톤의 우선 격리를 결정한
농림축산식품부.
널뛰는 가격 탓에 가슴졸이는
소비자와 농민들을 위한 더 면밀하고 정교한
수급대책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서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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