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의혹투성이 슈퍼방파제 연속보도입니다.
신안군 가거도 슈퍼방파제 공사 과정에서
눈길을 끄는 점은 설계와 감리업체가
한 회사라는 겁니다.
입찰을 거쳐 선정됐다는 이유로
무심코 넘어가기엔 석연치 않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무엇보다 해당 업체가 해양수산부
퇴직 관료들이 잇따라 자리를
옮긴 곳이어서 전관 예우, 해피아 의혹 같은
단어들이 따라붙고 있습니다.
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태풍 무이파로 가거도 방파제가 유실된
지난 2011년.
당시 슈퍼방파제를 짓겠다던 정부가 낸,
[ CG ]
27억 원 짜리 설계용역 입찰설명서입니다.
공고는 한 달새 4차례나 바뀝니다.
최초 제시됐던 심사기준 항목 일부가 삭제되고 제안서 마감일자도 변경됐습니다.
최종 공고일은 2011년 11월 28일.
이틀 뒤 설계업체가 선정됐습니다.
[ CG ] 긴급복구라도 최소 5일 이상의 공고
기간을 두도록 한 일반 입찰 기준과도
달랐습니다.
◀ SYNC ▶해수부 목포해수청 관계자/음성변조
"저도 좀 이거는 이해가 안 가는데, 이게 어떻게 알 수가 없네요, 제가. 지금 상황으로는.“
용역을 따낸 설계업체는 너비만 80미터가
커졌는데도 별도의 지반조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오래 전 조사 결과를 베껴 쓴 건데
연약지반 누락에 따른 설계 변경으로
400억 원 이상 공사비 증액의 원인이 됐습니다.
◀ SYNC ▶해수부 목포해수청 관계자/음성변조
(기자: 해수부는 정말로 설계 당시에 연약지반이 있는 걸 몰랐나요?)
"예. 그랬으니까 그렇게 설계를 했겠죠."
설계업체도 발주처인 해양수산부도 몰랐다지만용역보고서에 인용한 이전 지층 단면도에도
연약 지반을 암시하는 자료가 눈에 띕니다.
[ CG ]
조금만 충격을 줘도 30센티미터 씩
뚫리는 지반이 표시돼 있습니다.
단단한 구간과 달리 연약 지반 가능성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 SYNC ▶국내 해안항만 박사/음성변조
"6번 때렸는데 30cm가 들어가 버렸다 그 말이에요. 그러니까 연약층이다 표현을 하거든요, 한 2m정도가. 그런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거든요."
◀ INT ▶슈퍼방파제 설계업체 관계자
기자: 지반이 약하다라는 거를 충분히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냐는 걸 여쭤보는 건데.
”그 위치로 (지반을) 뚫어본 게 아니잖아요. 저희가 뚫어보지도 않고 가정해서 연약지반이 있다고 설계할 수는 없잖아요. 연약지반이 있으면 설계 변경하면 되는 거고. "
뿐만 아니라 설계를 맡았던 이 업체는
공사감독을 책임지는 감리사로도 선정됐습니다.
이후 일부 직원들이 설계 변경으로
증액된 예산 가운데 시공사 직원들과 짜고
200억 원대를 나눠 챙긴 혐의로 지금도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 CG ]
MBC 취재결과 이 업체는 전직
해양수산부 간부 공무원들이
회장과 대표 이사 등으로 반복해서 재직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SYNC ▶슈퍼방파제 설계업체 관계자/음성변조
"경험이 좀 많은 부분들이 있어서 그분들이 OB 출신들이 디테일하게 이제 어떤 방향 제시라든가 이런거는 긍정적으로 해주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 st-up ▶
해당 설계업체는 지난 5년간
해양수산부로부터 24건, 179억 원 상당의
계약을 따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정 부서 두 곳과 다수의 계약을 맺었는데
공교롭게도 이 업체로 옮긴 전직 간부들이
있던 부서였습니다.
◀ SYNC ▶항만업계 관계자/음성변조
"후배들이 선배 회사한테 밀어줘. 막 밀어줘요. 그쪽에다 (수주)줘요. 이미 정해져 있어요."
mbc뉴스 박혜진입니다.
◀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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