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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최전선_해조류 산업⑧] 기후는 앞서가는데..김 신품종 개발은 제자리

서일영 기자 입력 2025-12-26 15:38:36 수정 2025-12-26 18:12:50 조회수 19

◀ 앵 커 ▶

김 수출 10억 달러 시대라는 
화려한 수식어 뒤에서
김 양식 산업은 기후위기 앞에
존립의 갈림길에 서있습니다.

정부는 기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신품종 개발 등을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연구 속도가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서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전국 유일의 김 냉동망 생산업체입니다.

영하 30도 이하의 냉동 창고 안에는 
김 양식줄이 가득 쌓여있습니다.

부산 지역 김 양식 어민들은 
양식 초기, 1~2cm가량 자란 어린 김 일부를 
이처럼 바다에서 꺼내 비상용으로 저장합니다.

병해에 대비하면서
고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사실상의 '보험'입니다.

◀ INT ▶ 황보철 / 'ㅅ' 냉동망 업체 대표
그때 기후에 맞는 종자를 개발해서 양식을 하려면 수년이 걸리죠. 그냥 이모작 대비해서 수온 맞고 바다의 환경이 맞을 때 망을 내서 양식하는 그 방법밖에 없어요.

◀ st-up ▶
이모작을 하는 부산의 김 양식장에선 이렇게 
듬성듬성 김이 자란 양식줄을 걷어내고 1월부터 2차 양식줄을 설치하는 작업이 진행됩니다.

정부도 이같은 냉동망 상용화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영세한 김 산업 구조상 수십억 원에 달하는 
냉동창고 설치 비용은 큰 부담입니다.

결국 해법으로 꼽히는 건
급변하는 해양 환경에서도
버틸 수 있는 새로운 종자 개발. 

문제는 신품종은 특허 절차에만 
최소 6~7년이 걸리는 반면,
기상 이변은 해마다 더 빠르고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 INT ▶신효진 박사/부산광역시 수산자원연구소
실험을 하면 보통 한 10주 정도 씩 진행하거든요. 그런 과정을 한 두세 번에서 네 번 정도까지는 거쳐야 하니까 일단 정확하게 진짜 이게 새로운 품종이라고 추론할 수 있을 만큼의 데이터가 갖춰져야 출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고수온에 강한 품종을 기다려온 
어민들의 불만은 쌓여가고 있습니다.

◀ INT ▶ 강태윤 / 부산 김 양식어가
이 일을 하는 거에 있어서는 날씨가 거의 한 80% 차지하기 때문에 그저 품종 계량 쪽을 더 신경을 써주셔서 어딘가에서 개발해 주신다면..

◀ INT ▶ 이진희 / 충남 서천 김 양식어가
종자가 이제 고수온 종자 쪽으로 좀 연구해서 날씨가 급격히 변하다 보니까 고수온 쪽으로 좀 했으면 좋겠고요.

현재 김 신품종 개발은 대부분 
'선발육종' 방식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기존 종자 가운데 특정 환경에서 
잘 자란 개체를 선별해 계속 길러내며 
안정성을 높이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시험 재배만 4~5년,
품종 출원 심사까지 거치면 현장에 
적용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반면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유전자 분석 방식은 
고가 장비와 인력이 필요해 현실적인
제약이 큽니다.

연구 성과가 특허와 논문 중심으로 
평가되는 구조 역시 현장 확산을 더디게
만든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 INT ▶ 임한규 / 국립목포대 수산생명의학과 교수
논문 그다음에 일부 특허. 이 두 가지가 사실 연구자들이 내놓을 수 있는 결과고 성과 지표고, 그렇기 때문에 사실 연구자들은 그 두 가지에 집중해서 일을 하고 있는 거고요.

기후위기 속에서 김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할 종자 개발 경쟁,
현장은 지금 '속도'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서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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