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일본의 한 고원 마을이 농촌 고령화와
유휴 농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태양광을
올렸습니다.
‘밭 위의 발전소’라 불리는 영농형 태양광은 단순한 에너지 사업을 넘어 농업과
공동체 회복을 함께 품고 있습니다.
문연철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일본 나가노현 고원지대, 노베야마.
이곳은 해발 1,400미터, 겨울이면
폭설이 내리고 여름에는 강한 햇빛이
쏟아지는 곳입니다.
◀ st-up ▶ 문연철
“고령화로 유휴 농지가 늘던 이 마을에 새로운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이른바 ‘밭 위의 발전소’, 영농형 태양광입니다.”
경작이 중단된 3만 5천여 제곱미터의 밭 위에, 높이 5미터의 철제 구조물과 3천 장의 태양광 패널이 설치됐습니다.
이곳에서 연간 2,400메가와트,
4백 가구가 일년동안 사용할수 있는 전기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 INT ▶ 미야시타 히로미츠 / 참여 농가
“이 토지(태양광 부지)의 약 80%가 제 소유의 땅인데 예전에는 밭으로 쓰였지만 돌이 많아서 도저히 경작할 수 없었고 결국 유휴농지가 되어버린 그 땅을 어떻게든 활용할 수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솔라 쉐어링이란 방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 환경에너지정책연구소가 이런 사업을 함께 해보지 않겠게냐는 제안을 해온겁니다.”
태양광 패널 아래에서는 비닐하우스가 설치돼 시금치 모종을 키우고 있으며,
앞으로 블루베리 등 다른 작물로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 INT ▶ 츠치야 아즈아 / 참여 농가
“저희도 태양광 시설 밑에서 시금치를 키운 지
2년 째이고 지금 한창 수확을 하고 있는데 이렇게 잘 자라난 시금치가 다른 곳에서 자란 시금치와 전혀 다르지 않을 정도로 좋은 품질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처음 설계 단계부터 저희가 참여해 구조물의 높이를 얼마나 할지, 해널 높이는 어느 정도로 할지를 사전에 충분히 협의하면서 실제로 농작물이 자라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낸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C/G) 패널 간격과 높이는 햇빛 투과와 작물 생육에 최적화돼 있고, 농기계가
다닐 수 있도록 작업 동선도 고려됐습니다.//
이 사업을 주도한 건
‘노베야마 영농형 태양광 주식회사’.
C/G) 지역 농민, 시민 생협인 생활클럽 에너지주식회사, 환경에너지정책연구소(ISEP)가
함께 설립한 비영리 조직입니다.//
◀ INT ▶한자와 아키히로 /생활클럽 에너지 고문
“이런 영농형 태양광은 노베야마가 처음이에요. 아래에서는 작물을 재배하고 위에서는 전력을 생산함으로써 그 지역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한다는 점에서 깊이 공감하게 되었고 생산된 농산물도 같이 취급하고 싶어서 참여하게 되었어요."
전력은 생활클럽을 통해 전량 판매되며,
수익은 조합과 지역에 환원됩니다.
생산된 작물 역시 약속대로 생협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유통되고 있습니다.
노베야마 마을은 현재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40%를 넘습니다.
그럼에도 이곳이 재생에너지와 농업, 공동체가 공존하는 선도 모델로 주목받는 건
기술이 아니라 ‘사람 중심’의 구조 때문입니다.
◀ INT ▶이이다 데쓰나리
/환경에너지정책연구소 소장
"확실히 목표로 하는 지역을 명확히 설정하고 농업이 중심이 되는 마을을 만들겠다는 이념을 바탕으로 주변 주민들, 지역 농업위원회, 그리고 행정과 마을 관계자들의 지지를 충분히 시간을 들여 확보한 덕분에 이제는 정말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으면서 나가노현 뿐만 아니라 일본 전체의 모범 사례로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일본의 농지는 법적으로
‘영농 목적’ 외 사용이 제한돼 있지만,
이 프로젝트는 농업과 병행을 전제로 하는
‘솔라 셰어링’ 방식으로 허가를 받았습니다.
농지 보전과 재생에너지 보급이라는
두 정책 목표를 동시에 실현한 사례입니다.
노베야마의 성공 이후, 일본 전역에서
5천 곳 넘는 유휴 농지에서 비슷한 프로젝트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동시에 한국에서도 이곳은 영농형 태양광의
참고 모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실험은 단순한 ‘에너지 전환’을 넘어서,
농촌 고령화, 유휴농지 문제, 지역 공동체
회복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도전입니다.
한 고원 마을의 변화.
그 시작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분명합니다.
농촌의 미래는 ‘함께 만드는 것’이라는
가능성입니다.
MBC뉴스 문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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