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각 지자체마다 '단체장에게 바란다'와 같은 온라인 민원 게시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의견을 올리고 처리 과정까지 공개해 행정의 투명성과 신뢰를 높이기 위한 취지입니다.
그런데 일부 지자체에서는 게시글 삭제나 비공개 전환 요구가 반복되면서 소통 창구가 아닌 사실상 '검열 창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군청 홈페이지에 민원을 제기한 A씨의 게시글이 사라졌습니다.
지난해 2월, 남악에 사는 A씨는 '군수에게 바란다' 게시판에 공개 민원을 남겼습니다.
'남악 상가지역 주차난이 심하다', '주차타워를 만들어 달라'는 내용으로 비방이나 욕설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글은 한 달도 안 돼 별다른 안내 없이 삭제됐습니다.
◀ SYNC ▶민원인 A씨/음성변조
"답변을 주지 않고 강제 삭제 조치를 당했어요. 왜 삭제를 시켜줬는지 그거에 대한 뚜렷한 답변이 없어서.."
CG
무안군 조례에 따르면 게시물 삭제는 비방이나 욕설, 광고물 등 제한적인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특히 이 게시판은 상위법에 따라 접수와 처리가 엄격히 관리되어야 하는 공식 창구입니다.//
무안군은 1년 넘게 삭제 사유를 밝히지 않다가 A씨가 다시 문제를 제기하자 최근에서야 민원글을 복구했습니다.
비슷한 사례는 또 있었습니다.
지역의 한 병원에서 진료 거부를 당한 뒤 보건소 대응을 비판하는 글을 올린 B씨.
그런데 게시 직후, 군청으로부터 글을 비공개로 전환해달라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 SYNC ▶무안군 관계자/음성변조(당시 통화)
"감사 요구라든지 비리, 고발 등 이제 조금 그런 성격에 따라서 좀 비공개로 전환을 하기도 해요. 비공개로 하는 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하지만 게시판에는 이미 '비리 의혹이나 고발, 감사요청'에 대한 유사한 민원들이 공개돼 있습니다.
◀ SYNC ▶무안군 관계자/음성변조(당시 통화)
"보건소에 대해서 좀 이렇게 지적을 해 주시는 글이지 않습니까? 이렇게 하시면 또 일반인들이 이 글을 보지 않습니까?"
다른 게시판과 달리 답변 과정에서 군수 결재를 거쳐야 하는 구조도 '검열'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꼽힙니다.
◀ SYNC ▶무안군 관계자/음성변조
"당연히 이제 군수님한테 바라는 민원 창구이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이제 군수님한테까지 보고가 되다 보니까.."
주민 누구나 민원을 올리고 처리 과정을 공개해 행정의 투명성을 높이자는 취지와 달리 사실상 검열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 SYNC ▶ 민원인 B씨(당시 무안군과의 통화)
"'군수님한테 바란다'인데 그러면 요구를 못하는 건가요, 군수님한테?"
인근 지자체들은 '정당한 사유나 절차 없는 게시물 삭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삭제 사유가 있더라도 내부 결재와 통지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MBC뉴스 박혜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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