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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 맞추느라 불 못 꺼"..관서 평가 "갈아엎는다"

박혜진 기자 입력 2026-04-28 13:20:38 수정 2026-05-01 18:07:03 조회수 40

◀ 앵커 ▶
완도 화재 순직 사고와 관련한 목포MBC의 연속 보도 이후, 전남소방본부가 전방위적인 개선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현장 인력 부족의 원인으로 지목받은 관서 평가 지표를 대폭 축소하고, 내근 인력을 현장으로 재배치하는 등 조직 운영 체계를 전반적으로 손질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박혜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완도 화재 순직 사고 이후, 소방 내부 체계의 문제점들이 잇따라 드러났습니다.

해마다 점수를 매겨 순위를 정하는 소방관서 평가가 행정 업무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 보도에 현직 소방관들의 공감이 쏟아졌습니다.

"불필요한 관서평가를 없애야 한다", "현장과 무관한 항목이 많다", "간부의 성과급을 위한 요식 행위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 SYNC ▶소방공무원/음성변조
"이 지표가 과연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지표가 맞냐, (간부들) 진급하려는 목표 아니냐. 이게 국민 행복하고 무슨 상관이냐."

비판이 거세지자 전남소방본부는 현장 의견을 수용해 대응 업무와 무관한 평가 항목을 대폭 줄이고, 성과급 반영 방식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습니다.

행정직은 정원을 초과하고, 정작 현장은 미달이었던 기형적인 인력 구조도 손질합니다.

본부는 행정 업무 실태를 전수 조사해 불필요한 사무를 과감히 없애고, 확보된 인력을 현장으로 재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INT ▶류도형 /전남소방본부 소방행정과장
"최소한 5월 말까지 소방관서 평가 지표를 전면 수정하고, 현장 인력 재배치는 상반기 인사에 반영할 예정입니다."

무전기 없이 화재 현장에 투입되는 일이 다시는 없도록 앞으로 5년 안에 '1인 1대' 무전기 보급을 완료하기로 했습니다.

또 다음 주부터 전남 지역 지휘부 2백여 명을 대상으로 한 달간 특별 지휘·진압 훈련에 돌입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박혜진입니다. 
◀ END ▶

◀ 앵 커 ▶

완도 화재 순직 사고를 통해 드러난 소방 내부 시스템에 대한 문제점과 남은 과제를 취재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박혜진 기자, 어서오세요.


Q1. 이번에 순직한 고 노태영 소방교는 구급대원이었지만, 인력 부족 탓에 화재 진압에 투입됐다 사고를 당했는데요. 이번 일을 계기로 소방 인력 운용 체계에 대한 문제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A1. 맞습니다. 당시 고 노태영 소방교가 근무한센터 역시 현장 대응 인력이 상당히 부족했습니다. 이런 배경에는 '내근직 과다편성' 문제가 있었는데요. 불을 끄는 소방관은 모자란데 불을 끄지 않는, 즉 서류 업무를 보는 소방관은 넘쳐 난다는 겁니다. 본연의 업무인 '현장 대응'보다 '행정 성과'에 치중한 인력 배치가 현장의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해왔음이 확인된 겁니다.

Q2.이번에 전국 많은 소방관들을 취재하셨죠. 내부에선 주로 어떤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나요?

A2. 많은 현직 소방관들이 '우리가 원해서 현장에 가지 않는 것이 아니다.'라고 제보를 해주셨습니다. 현장에 남고 싶어도 간부의 결정이나 진급 체계 때문에 내근직에 배치되는 게 현실이라는 겁니다. 결국 이같은 시스템의 붕괴가 순직 사고를 반복시키고 있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현장에서 요구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내근인력을 줄이고 그만큼 현장 대응 인력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겁니다.

둘째는, 내근직과 외근직을 애초에 구분짓고, 현장 작전권은 현장 전문가에게 맡기라는 건데요. 이 두가지 본질적인 변화 없이는 순직사고를 끊어낼 수 없을 거라며 호소하고 있습니다.  

Q3. 책임 기관들의 대응도 속도가 붙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까지 어떤 입장과 대책들이 나왔습니까?

A3.
네 먼저 이재명 대통령은 사고 직후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소방관 안전을 위한 매뉴얼 점검을 지시했습니다. 사실 지난해 8월 열렸던 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도 "왜 소방관들을 화염 속으로 투입해야 하냐"며 앞서 무리한 대원 진입에 대해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에 발맞춰 행안부는 앞으로 증원 인력이 현장에 배치되지 않을 경우 '기준 인건비 회수'라는 카드를 뽑아들었습니다.

소방청 역시 즉시 전국 본부의 인원 배치 현황을 전수조사하고 현장 인력으로 재배치한다는 계획과 함께 대원을 보호하기 위한 무인 로봇을 배치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전남소방본부 또한 불필요한 행정업무와 관서평가 지표를 없애고 해당 행정인력을 현장으로 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관서평가에 따른 성과급 지급도 반영하지 않는 쪽으로 검토한다고 합니다. 바로 다음주부터 지휘부 200여 명에 대해 강도 높은 특별 훈련이 예고돼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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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징 ]

네, 무엇보다 저희 보도가 기폭제가 되어 전국 각지 소방관들로부터 제보들이 잇따르고 있는데요. 이번 대책들이 보여주기식 개선에 그치지 않고 소방 조직이 다시 '현장 중심'으로 거듭나는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길 기대해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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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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