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MBC

검색

생활/문화

피디시선]'아버지의 술잔' 원도심의 기억이 되다

김진선 기자 입력 2026-07-06 14:01:03 수정 2026-07-06 18:53:25 조회수 28


◀ 앵 커 ▶

목포 원도심의 과거와 현재가
한 적산가옥 안에 채워지고 있습니다.

아버지를 추억하기 위한
한 사람의 작은 수집이 
원도심의 시간을 모으는 작업으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목포MBC피디시선, 
선수연 PD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목포 원도심의 한 적산가옥.

낡은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반듯하게 정리된 술병과 술잔,
오래된 그릇들이 방마다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이 공간을 만든 사람은
목포 유달동에서 나고 자란 김근희 씨입니다.

◀ INT ▶ 김근희
"거의 유달동, 만호동, 서산동
이쪽 근방에서 유년기를 다 보냈죠."

최근 아버지를 떠나보낸 김 씨는 
아버지가 남기고 간 술잔에서
어린 시절의 기억을 다시 떠올렸습니다.

◀ INT ▶ 김근희 / 목포시 
"아빠가 배를 타셨는데 술 드시고 막 비틀거리면서 한 손에 코롬방 빵 들고 한 손에 바나나 들고 (유달산) 꼭대기 집에 오셨었거든요?// 
아빠가 돌아가시고 나니까 지나가는데
이렇게 (길을) 지나갈 때 그 술 냄새가 딱 나는데 아빠한테 내가 맡았던 그 냄새(였어요.) 그것조차도 저한테는 그리움이다 보니까…"

아버지를 추억하며 시작한 술잔 수집은 
1950년 목포의 양조장에서 출발한
향토기업의 술병과 집집마다 쓰이던
생활도자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김 씨는 유년기를 보낸 골목에서 
오래된 적산가옥 한 채를 구입해 
원도심의 기억을 하나씩 채워가고 있습니다.

◀ INT ▶ 김근희 / 목포시 
"그때 당시에는 모든 만남이
시계탑이나 국제서점 앞에서 이뤄졌고
영화나 이런 것도 다 원도심에서…
거기서 친구들이랑 밥 먹고 차 마시고
그런 추억들이 다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이 적산가옥도 외관을) 바꾸지 않고
보존을 잘해야되겠다는 생각을 했죠."

목포 원도심은 김 씨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추억이 담겨 있는 곳입니다.

시계탑 앞에서 만나,
서점에 들르고,
극장과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던 거리.

하지만 지금은 
예전의 활기를 찾기 쉽지 않습니다.

◀ INT ▶ 이태성 / 원도심 관광객
“옛날에는 그래도 사람들이 좀 많이 있었던 것 같은 데 젊은 사람도 거의 없고 그다음에 건축물들도 이제 계속 낡아가니까...”

◀INT ▶ 최영규 / 원도심 상인
“(주말에) 데이트하는 커플들도 꽤 오거든요?
근데 그분들이 와서 식사하시고 어디 볼 데 없어서 그냥 택시 타고 가시는 경우도 꽤 많이 봤어요."

이 원도심을 
다시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 INT ▶ 차윤주, 최영우 / 원도심 상인
"무엇보다 지금 근대 역사관이
이쪽 원도심을 살리고 있다 보니까 목포를
더 알리고 싶어 가지고 이쪽으로 오게 됐어요"

줄어든 발길과
낡아가는 건물 사이로 다시 이 골목을
선택하는 움직임이 공존하는 곳.

김근희 씨는 이 공간을
'또 하나의 역사관'으로 만든다는 생각을 
가지고 원도심의 흔적을 모으고 있습니다.

◀ INT ▶ 김근희 / 목포시 
"서로 힘을 하나씩 하나씩 합치다 보면
이제 정말 우리 목포가 오고 싶은 도시로 되지
않을까...제가 바라는 거는 그런 거예요."

누군가는 떠났고,
누군가는 잠시 머물다 가고,
또 누군가는 다시 이 골목을 선택합니다.

원도심의 다음 이야기는
어쩌면 그런 사람들로부터
시작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MBC뉴스 선수연입니다.

 

Copyright © Mokpo Munhwa Broadcasting Corp. All rights reserved.

김진선
김진선 jskim@mokpombc.co.kr

보도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