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최근 한 농촌 마을에서 사소한 안전사고가 안타까운 인명사고로 이어졌습니다.
인구소멸은 이제 지역 경제를 넘어,
주민 안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사고를 발견하거나 신고해 줄 사람이 줄면서
농어촌의 안전망에도 빈틈이 생기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정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달 21일, 함평군의 한 농로 아래로
화물차가 추락해있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소방당국은 곧바로 현장에 출동했지만,
도착했을 때 70대 운전자는 이미 숨진 상태였습니다.
사고 직후 스스로 차량에서 빠져나오려다 수로의 물살에 휩쓸려 숨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 st-up ▶
“해질녘 이곳 제방에서 사고를 당한 운전자는 위험을 무릅쓰고 탈출을 감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지나다니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누군가의 도움을 기대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 INT ▶ 마을 주민(음성변조)
"낮에도 (사람이) 안 다니니까 그렇게 발견을 못했지. 빨리만 발견했으면 119 불러서 바로 갈 수는 있지...그런데 보는 사람이 없어, 언제 돌아가셨는지도 몰라 사실"
지난 2일에는 무안군에서 혼자 죽순을 캐던 70대 남성이 다리를 다쳐 대나무 밭에 고립됐습니다.
사고지점은 마을에서 불과 300미터,
도로에서도 50여 미터밖에 떨어져있지 않았지만
구조대가 도착하기까지 24시간 넘게 아무도
이 남성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사고가 나더라도 이를 발견하거나 신고할 사람이 적다 보니,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 INT ▶ 김재완 함평소방서 지휘팀장
"도시는 그래도 인구 밀집지역이라 눈에 확인만 되면 신고를 많이 하시거든요.
농촌에서는 주변에 사람이 많지 않아가지고 그런(신고가 늦어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CG] 실제로 지난 20여 년 동안 전남지역의 총인구는 19만 명 이상 감소한 반면, 고령인구 비율은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인구가 줄고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서로를 지켜주던 공동체 안전망도 취약해지고 있는 겁니다.
이에 정부는 동작감지기 등 정보통신기기를
활용해 응급상황을 자동 신고하는
'응급안전안심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독거노인이나 장애인 등 일부 신청 가구에만
국한돼 지역 전체의 안전 공백을 메우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 때문에 이같은 정보통신기기 보급 확대와 함께 지역사회 전체를 아우르는 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 INT ▶ 김영란
국립목포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인구가 줄어들었다고 해서 사람이 안사는건 아니잖아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선택과 집중’은 내려놓아야 한다, ‘선택 없는 집중’을 (지역에) 해야한다… 여러가지 위험에 대해서 촘촘히 살피는 행정력이 필요할 것 같아요.
인구소멸은 더 이상 지역경제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웃의 사고를 발견하고,
신고해 줄 '사람의 눈'도 줄어드는 현실.
남아 있는 주민들의 안전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
고민도 함께 시작돼야 합니다.
MBC뉴스 이정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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