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ＡＮＣ▶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폭격으로 민간인들이 희생된
'노근리 사건'과 비슷한 일이 여수에서도 벌어졌습니다.
여수판 노근리 사건으로 불리는 이야포 사건인데요.
오늘(3) 73주기 추모제가 열렸지만
진상 규명은 10년이 넘도록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습니다.
김단비 기자입니다.
◀ＶＣＲ▶
1950년 8월 3일,
미군 전투기가 피난선을 공격해
150여 명이 숨진 여수 이야포 사건.
온 가족이 피난선에 올랐던 이춘혁 씨는
그때의 끔찍한 기억을
단 한순간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갑작스러운 폭격에
부모님과 동생들을 잃고
세 가족만 살아남아
힘들고 긴 세월을 버텨왔습니다.
이후 누나와 남동생이 세상을 떠나고
홀로 남은 이 씨,
16살이던 소년은
이제 89살, 백발의 노인이 됐습니다.
◀ＩＮＴ▶
이춘혁/생존자(당시 16살)
"두 번 폭격하고 갔습니다. 갔다가 사람들이
뗏목 잡고 사람 태워나가는 길에 또 폭격했어요.
동생도 세상 떠났고 남은 건 저 혼자뿐입니다."
이야포 사건으로부터 엿새 뒤
인근 두룩여 해상에서도
비슷한 폭격이 일어났습니다.
조기를 낚던 어민들이 폭격을 당해
10명 이상이 희생됐습니다.
◀ st-up ▶
"지난 2010년 진실과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이야포와 두룩여 사건의 피해 사실을 공식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직접적인 문서 부족으로
가해 주체를 미군 전투기로 추정하는데 그쳤습니다.
이후 13년이 흘렀지만
진상 규명은 여전히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습니다.
여수시는 지난해야
민간단체 중심의 추모제를
시 주최로 개최하고,
올해는 이야포 앞바다에 묻혀 있는
침몰선 추정 선박 일부를
인양하기 위한 사전 용역에 들어갔습니다.
◀ＩＮＴ▶
정기명/여수시장
"침몰선박을 조사해서 이야포 사건과의 연관성을
분석할 예정입니다. 용역 결과 연관성이 확인되면
선박 인양을 위한 국비 지원 건의 자료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70년 넘게 묻혀 있는 한국전쟁의 또 다른 비극.
생존자와 유족은
지금이라도 희생자들의 넋을 기릴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진상 규명이 이뤄지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단비입니다.
◀ＥＮＤ▶
